축하의 글

佛·儒·道에 두루 통한 우리 時代의 善知識 呑虛大師(1913∼1983)의 『莊子』 내7편이 일반인들도 알기 쉽게 해석·出刊된 것에 대해 진심으로 祝賀드립니다.
주지하다시피 呑虛대사는 東洋學에만 능통한 분이 아니었습니다. 禪의 입장에서 儒·道敎를 아우르고, 佛敎까지 博通하신 當代의 석학이자 大宗師이셨습니다. 1934년 五臺山 上院寺 漢岩禪師 회상에서 出家한 스님은 이후 3년간 黙言精進하며, 15년간 洞口 밖을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후 月精寺 祖室, 오대산 수도원 원장으로 계시면서 衲子들을 제접했고, 1964년부터 1971년까지 東國大 大學禪院長으로서 선풍진작을 위해 힘썼습니다. 경허스님과 한암스님의 禪脈을 잇는 한 준엄한 禪脈으로, 스님은 당신의 시대를 위해 그렇게 노력하셨던 것입니다. 특히 1967년엔 曹溪宗 초대 中央譯經院 원장을 歷任하며, 팔만대장경의 한글화 작업에 직접 참여해서, <한글대장경> 刊行에 盡力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한국불교 발전을 위해 한 몸 바친 스님의 名聲은 국내에만 머무르지 않았습니다. 동양철학 전반에 대해 해박한 識見을 가진 스님을 海外 학자들도 망치하지를 아니하야 日本 도쿄대의 초청으로 도쿄대에서 ‘華嚴學 特講’을 하셨으며, 대만대학에서 ‘비교종교 열강’을 해서 세계적 석학으로 추앙으셨읍니다. 呑虛大師 하면 떠오르는 게 『화엄경 합론』47권 번역입니다만, 이번에 출간된 『장자』 내7편도 또한 탄허스님의 思想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역서입니다.
『장자』 외편과 잡편이 함께 나오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이 책 출간과 관련해서 『송고승전』 권4 「황룡사원효전」에 나오는 원효스님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즉 “지난날 백 개의 서까래를 구할 때는 내 비록 참여하지 못했지만, 오늘 아침 하나의 대들보를 가로지름에 당해서는 오직 나만이 가능하구나(昔日採百椽 時雖不預會 今朝橫一棟處 唯我獨能).” 그렇습니다. 탄허스님의 『장자』 내7편은 우리 시대를 가로지르는 단 하나의 대들보와 다름 없읍니다. 늦게나마 스님의 『장자』 內7篇이 일반에 선보이게 된 것을 한 번 더 축하드리며, 이 책이 우리 사회와 시대를 지탱하는 단 하나의 대들보임을 또 한번 강조하며 축하의 말에 가름하고자 합니다. 『장자』 내편 출간을 위해 많이 노력해 주신 교림출판사 徐又潭 사장님께도 감사드립니다.

2004 갑신년 정월 해제일
梵魚寺 西持殿에서
呑虛門人 如天無比 謹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