省谷 序

聖賢之學은 心學也니 心은 性也요 性은 天也라 聖人之心은 純乎天理故로 無事於學이어니와 下此則心有不存而汨其性喪其天矣라 故로 必學以存其心이니 學以存其心者는 何謂也오 省察其心而已라 博學寶問愼思明辨敦行五者는 皆省察其心之功也니라 省之察之하야 到無可省無可察之地則自然心虛而靈하나니 靈之照가 爲明이요 明之實이 爲誠이요 誠之道가 爲中이요 中之發이 爲和니 中和者는 公之父요 生之母라 ??乎其無內하며 浩浩乎其無外니라 古之聖人이 抱此中和之道하야 或鳴於東夏하며 或鳴於西域하니 所謂一法中에 儒之植根과 道之培根과 釋之拔根者가 是也니라 有外者는 小之始니 小而又小하야 梏於形氣則知有我而不知有人하며 知有人而不知有道라 是以로 支離蔑裂하야 愈難而愈遠하나니 吾甚悲焉하노라 今金成坤先生은 以省谷으로 爲其號하니 知其所以爲學之要矣로다 其進於道也에 孰能禦之哉아 所以로 略敍其表德之義하야 以贈之하고 又繼之荒辭一絶하야 庸表南山之祝하노라

雲臥天行匪所論이로대
處和守一千二百이라
休言人世險夷多하라
大道從來無適莫이로다

癸丑(1973) 七月 十四日 爲 金成坤 壽辰
五臺山人 呑虛 金宅成 記
 

성곡(省谷) 서

성현(聖賢)의 학문(學問)은 마음 닦는 학문(學問)이니 마음은 자성(自性)을 말한 것이요, 자성(自性)은 천리(天理)를 말한 것이다. 성인(聖人)의 마음은 천리(天理)이기에 구태여 배울 것이 없겠지만 그 아래 사람들은 마음을 보존하지 못함으로써 본성과 그 하늘을 잃게 된다. 이 때문에 학문을 통해서 그 마음을 보존해야 한다.

학문을 통해서 그 마음을 보존한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그 마음을 성찰(省察)할 뿐이다. 널리 배우고 살펴서 묻고 삼가 생각하고 밝게 분별하고 돈실히 행한다는 이 다섯 가지는 모두 그 마음을 성찰(省察)하는 공부다. 마음을 성찰하여 보다 더 성찰하는 경지에 도달하면 자연히 마음이 비어 신령(神靈)스럽게 된다. 신령스럽게 비춰보는 것은 밝음이요 밝음의 실상은 진실이요 진실의 도(道)는 중(中)이요 중(中)의 발산은 화(和)라 한다. 중화(中和)는 공정함의 아버지요 삶의 어머니이다. 진실하고 진실하여 안이 없고 그 드넓고 드넓어서 바깥이 없다. 옛 성인(聖人)이 이 중화(中和)의 도(道)를 가지고서 때로는 중국(中國)에서 울리기도 하고 때로는 서역에서 울리기도 하였다. 이른바 하나의 법 가운데 유교(儒敎)는 뿌리를 심고 도가(道家)는 뿌리를 북돋고 불가는 뿌리를 뽑았다는 것이 바로 이를 말한다. 밖이 있는 것은 작아지는 시초니 작아지고 또 작아져서 일신(一身)에만 국집한다면 나 있는 줄만 알고 남 있는줄을 알지 못하며 남 있는 줄은 알되 도(道)있는줄 알지 못하리니, 이 때문에 지리멸렬하여 더욱 어렵고 더욱 멀어지나니 나는 이를 매우 슬프게 생각하고 있다.

오늘날 김성곡(金成坤) 선생이 성곡(省谷)으로 그의 아호를 삼은 것으로 보아 그는 학문(學問)을 좋아할 줄 아는 요체를 알았다고 말할 만하다. 그 도(道)에 나아감에 있어서 누가 능히 막으랴? 그러므로 간략히 그 표덕(表德) 호(號)의 대의(大義)를 써주고 또 이를이어서 시(詩) 한 수를 적어 그의 만수무강을 비는 바이다.

雲臥天行匪所滿 구름이 가득하고 하늘이 운행해도 채울 수 없지만
處和守一千二百 화기(和氣)로 하나를 지키면 1천2백 공덕을 이룰수 있네
休言人世險夷多 세상살이 험하다 말하지 마오
大道從來尤過莫 대도는 예로부터 잘못이 없나니
癸丑(1973) 7월 14일 金 成坤 先生 수신(壽辰)을 맞아
오대산인 탄허 기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