梵網經 序

이 經은 이미 先賢의 稱述한 바가 많은 즉 後生의 로列을 기다릴게 없다.
이 經이 諸佛衆生의 一理齊平한 眞理를 表現한 것이라면 이 經을 버리고 누가 成道할 者가 있으랴? 『法句經』에 “戒性이 虛空과 같아서 持者가 迷道함이 된다”는 말과 六祖의 “心淸淨이 是戒”라는 말씀이 바로 이것을 指摘한 것이다.

이번에 無比上人이 이 經의 難澁함을 풀기 爲하여 耘虛스님의 번역을 根據로 해서 現代語로 潤文함과 同時에 漢文原典까지 揷入)하여 一目瞭然하게 되었다. 出刊의 際에 臨하여 나에게 證義와 一言의 序를 要하거늘 나는 善不可知라는 一句外에 더 할 말이없다. 또 고인의 ‘將此深心奉塵刹이 是則名爲報佛恩’이라는 말과 같이 이것이 바로 선현의 칭술에 보답하는 길이 아닌가 한다. 그러므로 蔑學의 僭罪를 헤아리지 않고 幷言을 代하노라.

을묘(乙卯)(1975)

呑虛 識

이 『범망경』은 이미 성현이 말한 바가 많음으로 후생의 나열을 기다릴게 없다. 이 경전이 제불과 중생의 하나의 이치로 똑같다는 진리를 표현한 것이라면 이 경전을 버리고 누가 성도할이가 있겠는가.『법구경(法句經)』에 “계성(戒性)이 허공과 같아서 지자(持者)가 혼미하여 거꾸러진다.”는 말과 육조(六祖)의 “마음이 청정한 것이 계(戒)다.”는 말씀이 바로 이것을 가리킨 것이다.

이번에 무비(無比)스님이 이 경문의 난삽함을 풀기 위하여 운허(耘虛)스님의 번역을 근거로 해서 현대어로 윤문함과 동시에 한문의 원전까지 삽입하여 일목요연하게 되었다. 출간에 즈음하여 나에게 증의(證義)와 한 마디의 서문을 청하기에 나는 “훌륭하여 이에 더할 수 없다.”는 한 마디 밖에 더 할말이 없다. 또 옛 사람의 “이 깊은 신심(信心)을 가지고 진찰(塵刹)을 받드는 것이 곧 분명히 부처님의 은혜를 보답 하는 것이다.”는 말처럼 이것이 바로 선현이 말한 보답의 길이 아닌가 한다. 그러므로 얕은 학문으로서 분수에 넘는 죄를 헤아리지 않고 머리말을 가름하는 바이다.

을묘년(1975) 10월 탄허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