香泉寺 法堂 重創功德碑 小引

寺誌云 百濟義慈王 十二年에 壬子義覺和尙이 避新羅武烈王亂하야 入日本하야 住錫於百濟寺하니 卽檀紀二九八五年也라 是歲에 入唐하야 於五子山에 安居할새 手造石佛三千五十三像과 與栴檀香佛像과 彌陀觀音勢至三位와 及羅漢石像十六位하야 亘三年而竣하고 工義慈王十六年丙辰에 從平膚使하야 還國할새 載佛像於石舟하야 浮海至百濟烏山縣北浦海岸하야 繫舟而經過數月이라 故浦名石舟라 舟中에 禮佛晨昏에 鐘聲撓亮江村이라 故村名鐘磬이니 卽今禮山郡新岩面倉所里 是也라 金烏一雙이 忽然飛來하야 引址于艮溪之上하고 烏自隱跡이어늘 師乃卜基하니 今香泉寺 是也요 而山名金烏도 亦因是而呼之也云云이라 至于高麗明宗二十三年에 普照國師 重修之하고 入于李朝하야 壬辰之風塵과 丙子之胡亂으로 多經海岳之相遷하고 屢見風雲之變態하니 則屈指에 指亦酸矣요 欲言에 言已喪矣라 乙酉解放以後로 寶山禪伯이 住錫於此하야 執塵揚化二十有餘年이어늘 而法堂古基에 思欲重建雲臺者로되 有志未就而入滅한대 其高弟 喜觀上人은 本是雲水衲子어늘 而來任住持之職者 數年矣라 於是에 與信士朴璿麟李明馥等으로 發廣大願하야 脫千人之衣하고 合萬家之粟하니 物若天來요 功若役鬼라 始於己酉春하야 至辛亥秋而落之라 吁라 自有天地 卽有此山으로 而前乎百載之旣往과 後乎百載之方來에 未有如此之盛事也라 囑余爲銘하야 以垂示不朽한대 余曰 諾다 然有一忡悒於此者로다 大經에 豈不云乎아 菩薩이 以一切法平等으로 爲所住處라하니 旣以一切法平等으로 爲住處인댄 綠水靑山이 盡是古佛刹海요 草木瓦礫이 無非寶網雲坮어늘 何用苦苦累甎累架하야 以丹雘莊嚴爲哉아 此塔寺之所以牢固요 正法之所以寢廢也라 傍有不肯者 出하야 來道聽子之言컨대 何論議之乖戾 若是之甚耶아 余曰 固哉라 子之見解也여 古不云乎아 自其異者로 視之면 肝膽이 楚越也어니와 自其同者로 視之면 萬物이 皆一也라 異也者는 肉眼也요 同也者는 慧眼也라 只恨不能豁開慧眼하야 照破山河大地어늘 豈可以衆狙之喜怒와 不和之以是非로 而休乎天均哉아 錄水靑山과 草木瓦礫도 亦能成法海無窮이온 況建淸淨法宇於勝區하야 供養三寶하야 與諸善男善女로 作出世之香火因緣也耶아 宜其設辦者之德海와 與僉檀那之善根이 如兢伽沙不可量也로되 而能原始要終하야 勤勤成辦者는 喜觀上人也라 非特作惠施無窮이라 而能繼先師之志도 又可尙也로다 不肯者 禮謝曰 此非不肖之所能及로소니 請得筆而存之하야 勸後傳芳하야 不可以泯少라 故略此數語하야 以示來者하노라

應化 二九九八年(1971) 辛亥 八月 二十九日
五臺山人 呑虛宅成 撰 幷書

향천사법당 중창공덕비 소인

사지(寺誌)에 의하면 백제 의자왕(재위ː641-660) 12년(652) 임자에 의각화상(義覺和尙)이 신라 무열왕의 난을 피하여 일본에 들어가 백제사(百濟寺)에 주석하니, 곧 단기 2985년(625)이다.그 해 당(唐)나라로 들어가 오자산(五子山)에 안거하면서 손수 석불 3053상, 전단향으로 미타불, 관세음보살, 세지보살 3위와 불상과 나한 석상 16위를 조성하여 3년만에야 이 일을 끝마치고, 의자왕 16년(656) 병진에 평부사(平膚使)를 따라 귀국하면서 돌로 만든 배에다가 불상을 싣고서 바다를 건너 백제 오상현북포(烏山縣 北浦) 해안에 이르러 배를 정박하고 몇 달을 지냈던 까닭에 그 포구의 이름을 석주(石舟)라 한다. 배에 머물면서 예불을 하여 조석으로 종소리가 강촌에 은은히 울렸던 까닭에 그 고을의 이름을 종경(鐘磬)이라 하니, 오늘날 예산군 신암면 창소리(新巖面倉所里)이다. 황금 까마귀 한 쌍이 갑자기 날아와 간계(艮溪) 위로 인도해 주고서 까마귀가 자취를 감추자 스님은 그 곳에 사원의 터를 정하였다, 오늘날 향천사(香泉寺)가 바로 그곳이다. 산 이름을 금오(金烏)라 하는 것 또한 이 인연으로 불리워진 것이라고 한다.

고려 명종 23년(1193)에 보조국사가 중수하였고, 이조에 들어와서는 임진왜란, 병자호란으로 온갖 상전벽해의 난을 겪고 자주 덧없는 풍운의 변태를 겪어 이를 손으로 꼽으려 해도 손가락 또한 시릴 정도이며 이를 말을 하려고 해도 할 말을 잊을 뿐이다.

을유년(1945) 해방 이후 보산선백(寶山禪伯)이 이 곳에 주석하면서 주불을 잡고서 교화를 편 지 20여 년이다. 그러는 동안 법당의 옛터에 운대(雲臺)를 중건하려고 생각하였으나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열반하였는데, 그의 고제 희관(喜觀)스님은 본시 운수납자(雲水衲子)인데 주지의 직책을 맡아 부임한 지 몇 년이다.

이에 신도 박선린(朴璿麟), 이명복(李明復) 등이 크나큰 원을 내어 많은 사람들의 옷을 시주받고 여러 집안의 곡식을 합하니, 물건은 하늘에서 내려 준 듯 하고 일은 귀신을 부리어 짓는 것과 같았다. 기유년(1970) 봄에 시작하여 신해년(1971) 가을에 낙성을 보았다. 아! 이는 천지가 창조된 이후, 줄곧 이 산이 있어 왔지만 백대 이전의 과거와 백대 이후의 미래에도 이와 같이 훌륭한 일은 다시 없을 것이다.

나에게 명을 청하여 후세에 전하기를 청하기에 나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좋은 일이다. 그러나 여기에 한 가지 걱정거리가 있다.『대장경』에 말하지 않았던가?‘보살은 일체 법의 평등으로써 주석할 곳을 삼는다’라고…. 이미 일체 법의 평등으로써 주석할 곳을 삼는다.’라고 이미 일체 법의 평등으로 주석할 곳을 삼는다면 푸른 물과 푸른 산이 모두가 고불(古佛)의 찰해(刹海)요, 하나의 초목과 기왓장 부스러기 하나 법망(法網) 아닌 것이 없다. 운대(雲臺)를 짓느라 어떻게 그토록 고생하며 벽돌을 쌓고 기둥을 세우고 단청을 장엄하게 할 필요가 있겠는가. 탑과 절을 견고히 짓는 것은 정법(正法)이 쇄퇴해진 것이다.”

곁에서 나의 말을 듣고 있다가 불쾌히 여긴 자가 뛰쳐나와

“그대의 말을 들어보니, 어떻게 그처럼 어긋난 말을 하는가?”

라고 말하기에 내 다시 그에게 말하였다.

“고루하다, 그대의 견해여. 옛 말에 이르지 않았던가? ‘그 다른 것으로 본다면 한 몸의 간과 쓸개도 초나라 월나라(楚越)처럼 차이가 있지만 그 같은 점으로 본다면 만물이 모두 하나이다’라고…. 다르다는 것은 육안(肉眼)으로 본 때문이요, 같은 것은 지혜의 눈(慧眼)으로 본 때문이다. 다만 지혜의 눈을 크게 뜨고서 산하 대지를 비춰보지 못한 것이 한스러울 뿐, 어찌 많은 원숭이들이 좋아하고 성낸 것으로 시비하여 천균(天均)에 쉬지 못하는가. 푸른물 푸른 산과 한 포기의 초목과 기왓장 부스러기로서도 무궁한 법해를 이룰 수 있는데, 하물며 청정한 법당을 훌륭한 땅에 세워 삼보를 공양하고 수많은 선남자 선여자로 하여금 출세간의 향화 인연을 짓게 해주는 일이야 얼마나 좋은 일이겠는가. 이일을 마련한 자의 바다와 같은 덕과 수많은 신도들의 선근이 황화의 모래(兢伽沙)와 같아서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부지런히 이 일을 주관하여 이룩한 사람은 희관 스님이다. 그는 은혜의 보시를 무궁하게 지었을 뿐 아니라, 은사스님의 뜻을 계승하여 이 일을 마친 것은 더욱 가상한 일이다.”

나의 말을 불쾌히 여겼던 자가 사과하면서 청하엿다.

“이는 불초한 사람으로서 미칠 바가 아니오니, 청컨대 이를 기록하여 후세에 남기여 후생을 격려하고 아름다움을 전하여 이 사실을 사라지지 않도록 하여 주십시오”

라고 청하기에, 대략 이 몇마디 말을 기록하여 후생들에게 보이는 바이다.

응화 2998년(1971) 신해 8월 29일
오대산인 탄허택성 짓고 아울러 쓰다.